고향
몇 달 전부터 고향에 와있다. 그리 좋지 않은 이유라서 '낙향'이라는 말을 써도 되겠지. 거의 15년이 지났으니 온통 모르는 풍경이 됐다. 부모님을 뵈러 가끔 왔는데도 말이다.
심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. 그런데도 피부도 좋아진 것 같고, 잠도 잘 잤다. 왜냐면 '잠을 잘 못잔 날'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. 이런 구분 조차도 못했다.
며칠 전, 다시 고향을 떠나 서울로 가야할 것처럼 일들이 흘러간다고 느꼈다. 생선을 사러 집 앞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데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. 여길 다시 떠난다는 생각을 하니까 몹시도 슬펐다.
내가 어릴 때 길을 잃은 시장 약간 촉촉하고 따뜻한 바람 긴 노을이 지는 저녁 내가 먼 곳을 바라보며 어떤 꿈을 꾸던 하늘
엄마에게 이 얘길 했더니, 네가 떠난다고 자신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.